정광호는 즉흥적인 용접방식으로 구리선을 이용하여 꽃잎, 나뭇잎, 항아리 등 일상적인 사물을 만들어낸다. 이러한 작업은 회화의 확장처럼 여겨지기도 하지만 그 선들이 공간속에서 움직인다는 점에는 조각이기도 하다.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고 안과 밖이 뚜렷이 구별되지 않는 특이한 조각인 것이다. 이러한 조각은 조각을 부정하는 행위를 통해 새로운 형태의 조각으로 범위를 넓혀 조각의 존재방식에 대해 성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