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루비아 다방>은 흰색의 거울, 어항 등의 오브제가 벽에 설치되며 그 위에 비디오 이미지를 투사시켜 겨울에 비치는 다방의 공간, 벽면에 걸린 꽃 등의 실재감을 갖게 만들어낸 작품이다. 거울 앞에 서 있는 사람모습 그림자의 움직임에 따라 변하는 사물과 공간을 보여주는 이 작품은 오브제 위에 이미지를 통해 실제와 허구, 실상과 가상의 경계를 허물면서 사물과 이미지에 대한 선입견과 견고한 확신을 흔들어 놓게 된다. 이러한 가상의 중첩은 작품속에 드러난 환경을 마치 실제처럼 추체험하도록 유도하고 있는데, 이처럼 감각적 현실을 넘어서는 환경의 구현이 김창겸 작품의 묘미이다. HD 그래픽이라는 최첨단 그래픽기술에 기초한 작업이지만, 내용적으로는 현실세계에 대한 무상함이나, 명상과 사색의 공간을 연출해 내고 있다는 점에서 동양적인 감수성을 함축하는 김창겸의 독특한 작품세계가 잘 드러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