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익히 알고 있듯이 많은 동식물이 멸종위기에 처해 있다. 작가는 자칫 먼 이야기로 느껴질 수 있는 ”멸종위기”의 심각성을 도시이야기와 접목하여 우리 일상 속으로 던져 놓는다. 그렇게 함으로써 그는, 우리의 일상속에 어떤 위기감이 숨어 있는지, 거대 권력이 지워버린 세밀하고 풍부한 질감들이 무엇인지 느끼도록 유도한다. 그가 표현하는 것은 묠종위기에 처한 동물들과 우리 눈에 잘 보이지 않는 미세한 사물이다. DMZ에 살고 있는 동물들, 싹튼 감자, 내밀한 숲의 풍경을 닮은 심장 혈관, 그리고 붉은 팥과 구름, 짙고 푸른 바탕색과 붉은 색 형상들. 이것들이 그가 세상으로 타전하는 삶과 경계의 울림이며 경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