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목욕탕 벽을 장식하고 있는 백조 그림의 타일이 눈에 들어오는 화면 속에서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욕탕이 함께 보인다. 잠시 후 머릿수건을 두른 여인이 등장하는데, 구상을 처 맨 수건의 모양새가 마치 장식 벽타일 속의 백조의 모습과 닮았다. 호수 위에 유영하는 한 마리 백조처럼 머릿수건의 유영이 부드럽게 이어지는 장면을 바라보면서 관람객의 시각적 유사성을 근간으로 하는 병치 상황이 전혀 다른 맥락에서 만나게 되는 유머스러한 환기를 경험하게 된다. 은 이렇듯 예기치 못했던 시각경험들 사이의 유사성을 다양한 방식의 비디오 작품으로 보여준 이재이의 대표작 중 하나이다.